드디어 나도 사고야 말았다 by 탄젠트

나는 줄곧 찾고 있었다.
나에게 해 줄 그럴듯한 변명을.




나는 1년전에 2년약정으로 삼성의 옴니아를 질렀고,
나는 4기가 짜리 아이팟도 가지고 있고,
나는 NDSL도 가지고 있고
나는 소니의 나름 쓸만한 디지털 카메라도 가지고 있다.

이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의 핑계'였는데
그 핑계를 찾는데 근 6개월이 걸렸다.



일의 진상은 이렇다.

며칠 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후배님의 책상을 보니
분명 AU의 핑크폰을 쓰던 후배님이었거늘, 핑크폰 대신 무언가 희고 묵직한 것이 놓여 있었다.

"후배님, 아이폰 질렀구나?"

"네, 3일 전에 샀어요, 요새 0엔이잖아요"

아이폰이 요새 신규가입 0엔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던 터라 별로 놀랍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내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내가 알기론 이 후배님, 미국에서 대학원 나오고 귀국한지 6개월이 안된걸로 알고 있는데, 그새 폰을 바꾸다니??

"후배님, 그런데, 전에 쓰던 폰은 얼마나 썼어?"

"3개월요"

........우후후후 우후후후후후후 우후후후후후후후
천사의 팡파레가 울려퍼지는 듯한 은혜로운 후배님의 목소리!

나는 1년전에 2년약정으로 삼성의 옴니아를 질렀고,
나는 4기가 짜리 아이팟도 가지고 있고,
나는 NDSL도 가지고 있고
나는 소니의 나름 쓸만한 디지털 카메라도 가지고 있다.


나는 무려 핸드폰을 1년이나 썼단 말이지!!
난 바꿔도 되는거야, 그런거야!
3개월밖에 안 쓴 후배님도 갈아타는 세상에
나의 인내력은 그녀에 비해 무려 4배나 강해! 
난 아이폰을 사도 되는거야! I deserve it! 음화화!

라고 혼자 상상속에서 광희난무 하고 있으려니, 아이폰 산 지 3일이라는 이 후배님
날 붙잡고 장장 30분에 걸친 아이폰예찬 프레젠테이션을...

그리고 그 끝을 마무리 하는 후배님의 친절한 코멘트
 
"아이폰을 사고 나니, 그냥 핸드폰 쓰는 사람들이 불쌍해 보여서 견딜 수가 없어요"

.......우후후, 아이고 예쁜 후배님.
이렇게 말도 막 예쁘게 해 주다니.
그렇지, 내가 남에게 동정을 받고 다닐 수는 없지 않겠어
아무리 그래도 나에게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란 게 있는 법인데.


그 다음 날, 요새 닥치고 일하는 팀 분위기가 살짝 걸리긴 했지만, 아이폰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과 결심한 것은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대한건아로서의 뚝심 하나로, 7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록본기 소뱅샵으로 튀었다.

그리하여, 나는 드디어 손에 넣고야 만 것이다.

우후후후후후후후. 나도 이제 아이훤 유져
어플리 마구 다운받아줄테다. 니코동과 유튜브를 마구 봐 줄테다.
외출해서 어디 맛난집 없나 정처없이 헤매는 대신 타베로그와 구루나비로 쉬크하게 가게를 찾을 것이다
우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결국, 친절한 소뱅직원의 길고 자세한 설명 끝에 기존의 핸드폰은 유지하고, 신규 가입으로 아이폰을 구입하기로 한 나님.
이것이 바로 나의 Before & After

BEFORE
프라이빗 폰 (Softbank, 삼성 옴니아, 1년째 사용중)
디지털 카메라 (Sony, 4년째 사용중)
닌텐도 Lites (Nintendo, 2년째 사용중)
아이팟 4G (Apple, 6개월째 사용중)  
참고로 저 아이팟은, 예전에 쓰던 아이가 계단에 충돌사 하셔서, 망가졌다고 징징대자
회사의 은혜로운 동료직원께서 자기 안쓴다고 그냥 가지라고 해서 공짜로 얻었던 것이라 벨로 안아까....
다만 삼성옴니아의 노예계약이 아직 1년이상 남아있었다는 것이 그시기 했을 뿐....(먼산) 

AFTER
프라이빗 폰: Softbank 삼성 옴니아 (프라이빗 통화전용)
은혜로운 아이폰: 인터넷/메일/게임/MP3/카메라
회사폰: Softbank (일할때는 요걸로)


Before에 비하면 은혜로운 아이폰님의 덕분으로 컴팩트하게 줄긴 했지만, 결국 결론은 나에겐 프라이빗/업무용으로 두 대 였던 핸드폰이 세 대로 늘어났다는 것. 게다가 당연한 얘기지만 셋 다 번호도 제각각, 이메일 주소도 제각각이다. 으헠ㅋㅋ;

어쨌거나, 나는 샀고, 그걸로 기양 만족.
얼마나 목마르게 아이폰을 부러워 했던지, 막상 사고 나서는 "샀다"라는 사실 자체에 너무나 만족한 나머지 아직 어플리케이션이고 뭐고 제대로 넣지도 않았다는.. 심지어는 아직 케이스는 커녕 보호필름도 붙이지 않은 상태....;;;

주말 요도바시나 빅구카메라에 가서 옷 좀 제대로 입혀야 겠다.


아무튼, 나도 샀다고요!
나 이제 휴대폰 세 개 들고 다닌다고요!!!<-......
(IT로 보내야 하나 살짝 고민했지만, 이런 미하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름은 역시 패션뷰티밸리에 어울리겠지<-;;;;)

덧글

  • 루프 2010/01/24 23:19 # 답글

    우와 ㅠㅠ
    여태까지 갖고싶다 갖고싶다 노래만 해 왔는데
    이 포스팅을 보고 저도 결국 지르자고 결심해버렸습니다.
    허허허허허허허허 ㅠㅠ
  • 탄젠트 2010/03/21 16:15 #

    안녕하세요
    지난 글 돌아보며 시간때우길 하다보니 댓글을 안 단 코멘트가..
    무시해서가 아니예요;;;<-소심한 인간

    아이폰은 사셨나요 ㅎㅎ?
    저는 아주 잘 쓰고 잇습니다. 이미 아이폰의 노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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