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샌드위치 & 연유 쿠키 만들기 by 탄젠트


나이들고 연애라는 걸 하게 되니 자연히 손을 대게 되는 영역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요리'. 뭐 혼자 살고 있으니 '무언갈 만들어 먹는다' 라는 스킬은 있으나 '누군가를 위해 만든다'는 스킬은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인데, 그래도 나도 뭔가 블링블링 핑끄빛의 영역에 도전하는 날이 왔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했을 뿐이다.

어쨌든, 일의 발단은 주말에 카레씨와 도쿄 근교에 있는 프리미엄 아웃렛에 쇼핑을 가자는 계획을 세운 것에서 시작되었다. 어차피 점심은 고속도로 휴게소 쯤에서 먹으려나 싶으니 그럼 뭔갈 만들어 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더랬다. 뭐, 말하자면 발상 자체는 매우 가벼웠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요리가 뭐가 있을까 했더니 역시나 답은 샌드위치. 그래도 샌드위치만 하면 좀 심심하니까 곁다리로 쿠키도 좀.

그리하여 주말 밤에 혼자 만들기 시작했다. 요리라는 게 참 재미있어서 하기 시작하면 엄청 몰두하게 되는 것 같다.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한가한 시간에 혼자 이것저것 궁리하면서 요리 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원래 목적이었던 '남친님께 맛있는 손요리를 뽐내주게써!'는 저멀리 어디론가 날아가고 혼자 신나게 놀아버렸다는 느낌이었다. 흐후.

처음엔 하나하나 사진도 찍어봐야지 했으나 역시 난 그런건 소질이 없.... 결국은 처음 시작할 때 한 장과 랩핑까지 모두 끝난 후의 사진밖에 남지 않았다. ㅠㅠ 

그러므로 이하는 감자샐러드와 참치샐러드로 속을 한 샌드위치, 그리고 연유를 넣은 담백한 연유쿠키.

계란은 삶아놓고, 오이 햄 당근 등 재료를 잘게 썰어 준비해 두고 감자는 전기밥솥에 대충 쪄서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쉐킷쉐킷. 계란 넣다가 사진을 안 찍은 것을 깨닫고 화급히 한 장. 이미 무참히 으깨진 달걀에게 묵념. 재료들 넣고 섞다가 마요네즈 좀 넣고 후추 넣어주고 하면 감자샐러드 완성. 좋은 점은 좋아하는 거 많이 넣고 싫어하는 거 조금 넣고 대충 섞어도 맛있게 된다는 점. 단, 마요네즈를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해지므로 주의. 사각썰기 하다 지루함에 기절할지도 모르므로 그것도 주의. 난 사각썰기가 싫어요 엄마ㅠㅠ 그리고 포인트는 색배합. 푸른색을 내는 오이, 분홍빛 스팸, 붉은 당근을 흰 달걀과 감자와 섞으면 시각적으로도 꽤 예쁜 배합이 된다. 그러므로 난 당근이 싫어요 한다면 대신 붉은 파프리카, 오이는 물 생겨서 싫어요 한다면 피망 뭐 이런식으로 대입해도 좋다. 참고로 오이는 미리 살짝 소금을 쳐서 물기를 빼낸 후 사용하면 샐러드를 만든 후에도 물기를 내뱉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잘 섞어주다가 한 장.

완성컷은 이쪽. 포크같은걸 들고가기도 그렇고 해서 랩으로 싼 채 용기에 넣었더니 좀 지저분하다. 그래도 뭐.

연유쿠키는 네이버의 파워블로거 콩지님의 포스팅(http://blog.naver.com/ohmytotoro/140102177363)을 참고로 만들어 보았다. 불을 너무 세게 했는지 주변부가 좀 그을리긴 했지만 맛은 좋았다. 담백한 맛이라 그냥 먹어도 좋고 잼같은걸 찍어서 먹어도 좋고. 매우 만족스러운 맛이었던 데다가 만들기도 쉬워서 앞으로도 종종 만들어 볼 생각이다. 만드는 과정은 콩지님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으니 나는 내가 도전했던 것의 결과물만.

뭔가 포토샵으로 만지작거렸더니 실물보다 더 까무잡잡하게 나왔다. 실물은 포스팅의 제일 첫번째 사진에 가까운 색이었음.. 근데 반죽 밀 때 대충 밀어서 구웠더니 두께가 들쭉날쭉. 뭐 그게 수제쿠키의 귀여움이다! 라고 우겨본다. 후.

반응은 뭐, 손요리야 먹고 토할정도 아니면 다들 감동하고 좋아해 주는 아이템이니 (아니면 애정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봄) 좋을 수 밖에 없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웃렛 영업시간 끝날때까지 쇼핑하다가 문닫는대서 쫓겨난 후 지쳐서 차 있는 곳으로 돌아와 좌석에 앉아 늘어졌을 때 허기를 달랠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덧글

  • 소녀 2011/02/24 18:39 # 답글

    샌드위치 엄청 두툼해용
  • 탄젠트 2011/02/25 14:38 #

    소녀님 안녕하세요.
    속을 너무 많이 해서 마구 넣었더니 완전 우량아 샌드위치가 되었다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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